2월 4일 저녁, 어린이들이 제24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다. [사진 출처: 신화사] |
지난 4일 저녁, 타이항(太行)산 산골마을에서 온 44명의 어린이들이 그리스어로 ‘올림픽 찬가’를 힘차게 불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한 장면인 이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마란화(馬蘭花) 어린이합창단’은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푸핑(阜平)현 향촌 초등학교 아이들이다. 푸핑현은 대표적인 빈곤지역이었다.
은퇴한 노인 덩샤오란(鄧小嵐)은 2004년부터 푸핑(阜平)현 마란(馬蘭)촌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는데, 그녀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길 희망했다.
그녀는 이 아이들이 음악을 접해본 적이 없지만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몇 번 가르쳤을 뿐인데 노래 한 곡을 완벽하게 불렀고, 한 곡씩 배울 때마다 실력도 점차 늘어났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베이징에서 바이올린, 아코디언, 트럼펫 등 악기를 가져와 매년 반년 이상 이 곳에 머물렀고 아이들과 함께한 지 벌써 18년 가까이 된다.
2013년 마란 어린이 음악제에서 덩샤오란과 마란촌 아이들이 함께 ‘우의지구천장’(友誼地久天長)을 부른다. [사진 출처: 인민망]
2013년에 특별한 ‘마란 어린이 음악제’가 마란촌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기획한 덩샤오란은 “산골 아이들이 이러한 음악제를 통해 음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음악을 따라 산골을 벗어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장소 국립 경기장 ‘냐오차오’(鳥巢)에 왔다.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아이들이 외국어 가사 연습을 할 때, 덩샤오란도 아이들과 함께 노래도 배우고 또 그리스어 선생님과 아이들의 가사 외우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며, 외국어 가사를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덩샤오란과 ‘마란화 어린이합창단’이 무대 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사진 출처: 인민망]
2월 4일 저녁, 베이징 제24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국립 경기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산골 아이들이 그리스어로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이 노래 소리를 배경으로 오륜기가 떠오르며 오성홍기와 함께 힘차게 펄럭였다.
‘세계로 나아가는 마란의 아이들!’ 개막식에서 맑고 청아한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관중석에 앉아 있던 덩샤오란은 이 소식을 아버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마란촌은 ‘인민일보’의 전신 중 하나인 ‘진찰기일보’(晉察冀日報)의 소재지이다. 덩샤오란의 부친 덩퉈(鄧拓)는 ‘진찰기일보'의 사장이었다.
1943년 푸핑현 이자좡(易家莊)촌에서 태어난 덩샤오란은 마란촌 부근의 마펑(麻棚)촌의 농민 집에 맡겨져 3년 동안 살았다. 곧 80세인 덩샤오란은 이 산골 마을의 아이들과 함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덩샤오란이 마란촌 음악단원을 소개한다. [사진 출처: 인민망]
덩샤오란 집에는 그녀와 아이들의 단체 사진이 많이 있다. 그녀가 처음으로 가르쳤던 학생들은 이미 모두 대학을 졸업했다. 그녀는 가르쳤던 아이들을 하나하나 언급할 때마다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띠며 자랑스러워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마을을 변화시켰다. 산골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푸핑현에는 빈곤퇴치를 위한 장대한 시대적 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2014년 초 푸핑현은 209개의 행정촌 중 78.5%인 164곳이 빈곤촌으로 지정되었고, 빈곤 인구가 10만 8100명, 빈곤 발생률이 54.37%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0년 2월에는 푸핑현 전체가 빈곤에서 벗어났다.
원문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