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의 풍경. 2022.2.22 [사진 출처: 신화사] |
비 온 후 윈난(雲南)성 푸얼(普洱)시의 한 커피농장에 햇살이 내리쬐자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농장주 랴오슈구이(廖秀桂·80세)가 커피 생두를 살피며 옆에 놓인 로스터기가 원두를 볶고 있다.
운무가 깔린 산속으로 들어가면 랴오슈구이가 운영하는 샤오아오쯔(小凹子) 커피농장은 눈앞에 나타난다. 농장 직원은 10명이 채 되지 않지만 이곳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다양하다. 약 20㏊(헥타르) 규모의 커피 재배 농장 이외에 드립커피 체험존이 마련돼 있다. 40위안(8000원)만 주면 아홉 가지의 커피를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커피 재배 농장을 구경하고 커피 생산 관련 지식을 알아보기까지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에서 촬영한 커피열매 [사진 출처: 신화사]
랴오슈구이는 "예전엔 관광객이 매우 적었고 찾아왔음에도 체험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2019년에 들어 그는 농장에서 커피를 활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냈다. 이 덕분에 코로나19 여파에도 적잖은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었다. 현재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을 찾는 관광객은 월평균 2000명 정도이며, 그들 사이에서 이 커피농장은 벌써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커피 관광의 길을 걷게 된 동기를 묻자 커피 재배업에 다년간 종사해온 랴오슈구이는 "과거에 커피 원두만 심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원재료만 파는 게 소비자의 더 심층적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랴오슈구이(왼쪽)가 커피농장에서 관광객 두 명에게 커피 재배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사]
푸얼시의 천혜의 기후, 지리 및 토양 조건은 커피 재배에 매우 유리하다. 랴오슈구이는 1997년부터 난다오허(南島河)촌에서 농경지를 도급 맡아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현지 주민들이 줄줄이 커피 재배업에 종사하게 되며 현지에 판매합작사를 설립했다.
비록 커피 산업이 많이 커졌지만 상품 부가가치는 여전히 비교적 낮았다. 이에 랴오슈구이는 '그냥 커피'가 아닌 '좋은 커피'를 생산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며, '생태 재배'라는 이념을 도입했고 이를 주변 다른 재배인들에게 소개까지 했다.
그러다가 현지 커피농장들이 정제품 커피 원두를 생산해냈지만 이 부분의 시장 수요가 많지 않았고 가격 면에서도 일반 원두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는 "원두만 판매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많은 '요소'를 가미해 커피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고, 더 나아가 재배 효율을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의 생각은 커피 트렌드와도 딱 맞아떨어졌다. 최근 수년간 중국 내 많은 커피 소비자의 취향이 인스턴트 커피, 카페라테에서 원두커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에 그는 기존의 커피 재배 농장을 개조하기 착수했다. 농장을 구경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핸드드립 커피 시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처음에 주로 주변 지역의 관광객이나 바이어가 찾아왔지만 이름이 알려지면서 타지 또는 외국에서 온 관광객도 생겨났다. 원두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농장 체험을 한 관광객이 원두를 사 가기 시작하면서 바이어조차도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황스천(왼쪽)이 광광객들에게 커피를 따라주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사]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이 고급 커피 원두를 생산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커피 전문가들도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커피 교육업에 종사하는 황스천(黃詩琛)도 그중 한 명이다. 올 초 그는 커피 재배 관련 지식을 배우기 위해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의 자원봉사자를 맡게 되었다. 현재 그는 이미 도시로 돌아갔지만 SNS에 샤오아오쯔 커피농장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커피 교육과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을 접목시켜서 커피 애호가들이 원두 원산지에서 직접 커피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커피 원두 생산에 관광 요소까지 더한 샤오아오쯔 커피농장이 '커피+관광'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원문 출처: 신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