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뉴스 네트워크

BRNN>>한국어판>>뉴스

중국 저축률 근년 최고치 경신…저축 증가액이 소비로 전환될 수 있을까

16:36, February 27, 2023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중국 저축률 근년 최고치 경신…저축 증가액이 소비로 전환될 수 있을까
하이난(海南)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2월 19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중국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위안화 예금은 26조 2600억 위안(약 4969조 17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조 5900억 위안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계좌 예금은 17조 8400억 위안 늘었다. 이는 2021년 대비 7조 9400억 위안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젊은이들의 선택이다. 2021년 2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8~34세의 중국 젊은이들은 노후 준비를 점점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률은 2018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76%의 젊은이들이 저축을 늘리는 이유로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과소비는 미지의 위험을 막을 수 없다” 

부동산 회사에 다니는 장샤오위(張小雨)는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2020년 초에 남편과 함께 항저우(杭州)에 집을 샀는데 그 해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됐다. 대출금 상환과 자녀 양육비라는 ‘두 개의 큰 산’을 짊어지게 되자 어떠한 위험도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남편이 인터넷 회사에서 일하고 받는 월급이 가족의 주요 수입원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업계 내 일부 회사에 감원 바람이 불면서 저축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일어나면 남편이 감원 통지서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돼 예금액을 거듭 확인하고 그 돈으로 몇 달 동안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따져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행위의 이면에는 요 몇 년간 사람들이 지향하는 행위 논리, 즉 ‘위험 혐오’가 깔려 있다. 경제학계에서 어떤 학자는 오늘날 중국의 고액 저축 현상을 ‘초과 저축’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전년 대비 늘어난 저축액을 말한다.

천옌빈(陳彥斌) 중국인민대학교 대학원 상무부원장은 2022년 나타난 이런 현상은 주로 소비의욕 감소로 유발된 저축의 수동적 상승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에서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제약을 받고, 부동산 시장 경기 하락, 은행 재테크 상품 수익 하락 등 요인의 영향으로 주택 구매와 재테크 등 투자성 지출이 줄어들면서 저축이 한층 더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주민의 소득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향후 경제 추이에 대한 전망치가 낮아져 예방적 성격의 저축이 늘고 ‘초과 저축’을 유발했다”고 부연했다.

저축 증가액이 소비로 전환될 수 있을까

타임라인을 길게 해서 보면 ‘초과 저축’에는 더 심층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둥시먀오(董希淼) 자오롄금융(招聯金融) 수석연구원은 장기간 형성된 중국인들의 저축 습관과 ‘저축 사랑’을 저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꼽고, 주민 예금이 위안화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3분기에 가장 높은 60.4%를 기록했지만 국민경제의 급속한 발전,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제고, 금융 상품의 풍부한 공급으로 주민들의 저축 의향이 소폭 감소하면서 2017년 연말 주민 예금이 위안화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9.2%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2018년이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2018년 이후 중국인의 저축률은 반등하기 시작해 2022년 1분기 45.4%를 기록했다. 이는 주민 예금의 급성장과 비중 제고에 장기화 추세가 나타났다는 방증이다.

천 부원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인의 저축 의욕 증가는 코로나19 충격 등 단계적 원인과 소득 분배 구조 불균형 등 심층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소득 분배 제도를 개선해 소득 분배 불균형 국면을 전환하고 중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학자들은 저축 증가액을 소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한다. 텅타이(滕泰) 완보(萬博)신경제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중국의 소비가 부진하다고 해서 서민의 돈만 걱정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2022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21조 200억 위안, 중국인 1인당 가처분소득이 3만 6883위안이라면 중국인의 가처분소득 총액은 약 52조 위안 안팎으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비율은 미국에서 80% 이상이고, 인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들도 70%를 넘는다. 유럽의 많은 복지국가들도 65% 안팎이다. 중국의 소비가 부진한 핵심 원인은 주민 소득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GDP 대비 주민 소득 비중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득 측면에서 주민 가처분소득을 높여 사람들이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비 촉진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젊은이들의 소비관도 이를 증명한다. 기성세대가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라면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은 대부분 미래에 돈을 더 잘 쓰기 위해서 돈을 모을 뿐이다. 

원문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