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허빙자오가 스페인올림픽위원회 배지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사] |
8월 5일(현지시간) 진행된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중국의 허빙자오(何冰嬌)가 스페인올림픽위원회 배지를 손에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외신은 허빙자오의 이런 행동에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허빙자오는 이런 행동을 한 것과 관련해 “이 배지는 스페인 팀이 준 것이다. 준결승 상대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이 부상을 입어 기권한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 마린은 뛰어난 선수이자 라이벌이기 때문에 그의 정신을 결승전까지 가져가고 싶었다.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IOC 소셜미디어 계정 게시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손에 배지를 쥔 허빙자오의 사진을 게시하고 경기 승패를 뛰어넘는 중국 선수의 행동에 대해 “이것이 올림픽 가치의 의미”라고 논평했다. 스페인올림픽위원회는 게시글을 올려 이런 행동은 “최고의 올림픽 정신”이라며 허빙자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수의 스페인 매체들이 이를 보도했다. 스페인 일간 라 반구아르디아(La Vanguardia)는 “허빙자오가 마린의 심각한 부상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가 위대한 행동을 했다. 시상대에 오를 때 스페인 배지를 들고 마린을 향해 응원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스페인 신문 ‘20minutos’는 “지난 몇 시간 동안 이 작고 아름다운 경의는 SNS를 통해 세계 각지에 퍼졌다. 특히 스페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농구 선수 파우 가솔(Pau Gasol)은 “허빙자오가 메달을 받을 때 부상을 당한 마린에게 경의를 표한 것은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아름다운 자세”라고 극찬했다.
파리올림픽에서 마린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했다. 허빙자오와의 준결승에서 1세트와 2세트를 따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었다.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마린이 코트로 돌아가 경기를 뛰려고 했지만 통증이 심해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여자 단식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역시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던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도 “마린은 위대한 운동선수다. 마린은 전설이다. 마린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마린이 부상을 당해 계속 경기를 뛸 수 없게 돼 안타까웠다. 코트에서 다시 경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린이 SNS에 게시글을 올려 특히 허빙자오에게 사의를 표했다.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은 마린은 지난 6일 SNS에 글을 올려 자신을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특히 허빙자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상대 위 불빛 아래서, 관중의 박수소리 속에서 허빙자오가 손에 쥔 작은 배지가 빛났고, 승리보다 더 위대한 올림픽 정신도 빛났다.
원문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