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결코 개인의 신앙이나 내정 문제가 아니라 일본이 전후 평화 약속을 지키는지, 침략 역사를 올바르게 대하는지에 관계되는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옳고 그름의 문제다.
8월 15일은 일본이 패전해 항복한 날이다. 이 날은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승리라는 영광이 새겨진 정의의 날이자 인류에게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수호할 것을 경고하는 중요한 날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제사비를 봉납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대신 등 현직 내각 구성원 4명과 자민당 간사장 등 당내 고위층, 그리고 초당파 국회의원 단체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약 90명은 ‘귀신을 참배’하러 갔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련의 행보는 침략 역사를 왜곡하고 군국주의를 부추기는 다카이치 정권의 음흉한 속셈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고, 역사의 정의를 노골적으로 모독하고 아시아 피해국 국민들의 감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 성과와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의도적인 도발이므로 국제사회와 일본 국내 지식인들의 강력한 규탄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결코 개인의 신앙이나 내정 문제가 아니라 일본이 전후 평화 약속을 지키는지, 침략 역사를 올바르게 대하는지에 관계되는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옳고 그름의 문제다. 야스쿠니 신사는 결코 보통의 종교 시설이 아니라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다. 이곳에 합사된 A급 전범 14명은 양손 가득 아시아 각국 국민의 피를 묻힌 전쟁 범죄의 원흉이다. 역사가 거듭 증명하듯이 침략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군국주의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는 것은 일본이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번 참배가 일본의 전후 평화주의 원칙과 헌법 질서를 흔들고 일본과 중국, 한국 등 이웃 국가들과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고이즈미 신지로 등 일본 우익의 악질적 행동은 결코 일시적인 정치쇼가 아니라 뿌리 깊게 박힌 역사수정주의 입장이 집중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이날 ‘전국 전몰자 추도식’ 연설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아시아 각국에 초래한 심각한 재난을 의도적으로 희석하고 ‘반성’과 ‘교훈’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른바 ‘전쟁 희생’을 일방적으로 과장하며 의도적으로 일본을 전쟁 피해자로 묘사했다. 흑백을 전도하는 이러한 역사 담론은 다카이치가 며칠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각각 열린 원폭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했을 때의 태도와 판에 박은 듯 같다. 다카이치는 일본이 ‘비핵 3원칙’을 계속 견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오직 ‘피해자 서사’만 이야기하고 ‘침략자 신분’을 지워버리는 기형적인 논리는 일본 우익 세력이 침략 역사의 죄를 벗고 ‘세탁’하는 상투적인 수법이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이런 시대 역행을 은밀한 움직임에서 공개적인 움직임으로, 주변부에서 주류로 끌어올리고 있다.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다카이치 사나에가 마치 피해국 지도자 같은 발언을 했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나라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역사 인식의 왜곡은 필연적으로 현실의 정책 방향이 빗나가도록 유도한다. 군국주의의 망령을 불러일으키는 궁극적 목적은 군사적 규제 완화를 위한 길을 닦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일본은 끊임없이 전후 평화체제의 제약에서 벗어나 수년 연속 방위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이른바 ‘반격 능력’ 개발을 가속화하며 살상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전수방위’ 원칙을 지속적으로 무력화해 군사적 규제 완화의 길로 점점 더 나아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등 일본 우익이 패전해 항복한 날에 군국주의 역사를 미화하기로 선택한 근본적인 목적은 전후 체제의 제약에서 벗어나 군비 확장과 전쟁 준비를 추진하기 위한 여론을 조성하고 민심을 선동하려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우익 정치인들은 일본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 8월 15일 당일, 많은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집회와 시위를 열어 정부에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전쟁 범죄를 깊이 반성할 것을 촉구하면서 국민의 생계를 외면한 채 무력을 남용하여 전쟁을 일삼는 우익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했다. 고케츠 아츠시 일본 야마구치대학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가 국민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재군사화’를 추진하고, 민중의 불안한 삶과 이른바 ‘국가 안보’를 맞바꾸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발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사설을 통해 다카이치가 주도하는 여러 정책이 뚜렷이 ‘전전(戰前)’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군수산업을 진흥하고 군비를 확충하는 방식이 전전 일본과 매우 유사하므로 이러한 편향을 제때 바로잡지 않으면 전후 민주주의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귀신을 참배하는 자는 반드시 패한다!’ 올해는 도쿄 재판 개정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정의로운 재판은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의 중요한 성과로 전후 국제 질서의 법리적 초석을 다졌으며, 그 공정성과 권위는 어떠한 의혹 제기와 번복을 용납하지 않는다. 다카이치 정권의 행태는 본질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와 전후 국제질서를 공공연히 부정하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면 반드시 전철(前轍)을 밟게 될 것이며, 역사적 정의를 배반하면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침략 역사를 진정으로 직시하고 전쟁에서 깊이 교훈을 얻고 군국주의와 철저히 단절하며 평화와 발전의 길을 걷는 것을 견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본이 진정으로 안정을 이루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이다.
원문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